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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F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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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증거, 구두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에는 숱한 명장면이 있다. 그 중에서도 나는 영화의 초입무렵 #4 참깨밭 주변 씬을 가장 좋아한다. 롱-테이크로 수사반장과 온 관계자들이 논두렁에 나자빠지는 바로 그 씬 말이다. 그…
나를 위한 구두
여느 물건들처럼, 신발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나 편하자고 신는 거 아닌가. 가볍고 부드럽게 달리고 싶을 땐 러닝화를, 집 앞 슈퍼에 라면 사러 갈 땐 슬리퍼를, 바다나 계곡에선 아쿠아 슈즈를 신는 것처럼.…
구두는 꿈을 품고
처음으로 구두를 신었던 그 때를 기억하는가. 어른들의 신발이라고 생각했던 그 구두를 신었던 때를 말이다. 어쩌다 어른이 되는 세상. 어느새 구두를 신게된 나 자신. ‘또각또각’ 소리나는 뒷굽의 갈채를 뒤로하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내게, 당신에게, 구두란
나의 첫 구두는 웨딩홀의 서빙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기 위해 산 2만원짜리였다. 돈이 필요했고, 급하게 인터넷으로 주문했기에 사이즈가 맞지 않아 손가락이 3개 4개는 들어가는 헐렁뱅이였다. 디자인은 볼 것도 없었다. 난 구두의…
중화요리, 그 오묘한 세계
내게 죽을 때까지 단 하나의 음식만 먹어야 한다면 무엇을 먹겠느냐고 질문을 한다면, 나는 지체하지 않고 두 가지중 하나를 선택하겠다. 하나는 인도 커리이다. 혀를 자극하는 다양한 향신료, 풍부하고 영양 많으며 다채로운…
인생은 멋있게, 구두는 편하게
구두의 유래 ‘구두’는 주로 가죽을 재료로 하여 만든 서양에서 들여온 신발로, 양화라고도 불린다. 발 앞꿈치와 뒷꿈치를 보호하고 발등을 덮는 형태의 신발이다. 문헌에 기록된 가장 오래된 신발은 기원전 2000년경…
더워서 헛 것이 보이나
헛 것은 무슨 헛소리나 하지 말게. 눈을 비비고 귀를 씻어봐도 마찬 가지일세, 아, 눈을 씻고 귀를 후벼봐도 라고 해야 맞는 말이려나? 어쨌거나 너에게 말을 걸고 있는 건 내가 맞네. 내가…
구두의 약속
나에게 구두는 인연이 크게 없는 아이템이었다. 서른 다섯해를 살면서 구두를 골라본 적도, 제대로 신어본 적도 없다. 결혼식 때 신은 와인색 구두를 제외하면 말이다. 아버지의 구두는 백일휴가 때 닦아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고,…
그 시절, 그 구두
어릴 적, 내게 구두는 꽤 낯선 물건이었다. 아버지는 정장에 넥타이, 잘 닦인 구두를 신는 회사원이 아니었으니까. 친구들의 용돈 벌이 리스트 단골 소재였던 ‘아빠 구두 닦고 500원’의 기억이 내게는 없다. 아버지는…